대디 인터뷰③
“제가 만든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제작 총괄, 민병천 감독(올리브 스튜디오 대표)


지난 1월 개봉한 한국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가 아이들 사이에서 대 히트를 치고 있다. 순도 100%, 국내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실현시킨 3D 애니메이션 점박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은 물론, 아이들에게 아시아의 공룡인 '타르보 사우루스'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영화 점박이의 제작과 총 지휘를 맡은 민병천 감독.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요즘 누구보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아이들이란 엔돌핀, 에너지, 긍정의 힘 그 자체다.


# 1.
아이들과 놀기 좋아하는 자칭 0점짜리 아빠,
하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백점만점!


간단하게 감독님 소개 먼저 부탁 드릴게요. 굿대디 블로그 방문자 분들에게 인사 한 말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굿대디 블로그 방문자 여러분! 저는 영화 ‘유령(1999’)과 ‘내츄럴시티(2003)’등을 찍었고 여러분께서 많이 사랑해주셨던 드라마 ‘궁(2006)’을 제작한 민병천 감독입니다. 올해 1월에 개봉한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2012)’도 만들었구요(웃음). 코코몽 에코파크도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코코몽 에코파크 쪽은 기획만 같이 진행했습니다.


감독님께서 평소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다고 들었어요. 아이들 소개 좀 해주세요.
1남 1녀로 아들과 딸이 한 명씩 있어요. 큰 딸 지현이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고, 아들 영기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답니다.


둘이 성격도 많이 다를 텐데, 어떤가요?
아들 영기 같은 경우는 제 성격이랑 완전 똑같아요. 외형적이고 활발하고, 약간은 나대는(?)게 있죠(웃음). 하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되게 소심한 성격이에요. 지현이는 영기랑 반대예요. 겉으로 보기엔 소심한 것처럼 보이는데 의외로 속이 대범하고 씩씩한 아이랍니다. 


아이들이 아빠의 직업이 영화감독이라는 것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나요? 아직 어려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많을 것 같아요.
원래는 아이들이 아빠가 뭐 하는지 잘 몰랐었어요(웃음). 심지어 제가 계속 ‘아빠는 영화감독이야.’라고 얘기를 해주는데도 안 믿었으니 말 다했죠. 그러다가 이번에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가 나오니까 믿기 시작하더라구요.


조금 억울하셨겠어요. 주로 아이들에게 아빠의 직업(영화감독 및 제작자)을 어떻게 어필하시나요?
‘아빠는 영화감독이다!’ 이렇게요. 하하(일동 웃음). 그런데 이해는 가요. 제가 자꾸 사업을 하니까 아이들은 아빠가 일반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이라고 인식할 수 밖에 없었겠죠. 사실은 코코몽도 우리 딸 때문에 만든 거예요. 지현이가 4살 때 기획을 시작했는데, 코코몽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는 거의 4년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그 사이에 우리 딸은 훌쩍 커서 8살이 됐구요. 그런데 코코몽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어요.


어머나, 왜요?
사실 코코몽이 초등학생들이 보기에는 시시하거든요. 대신 그 수혜를 아들 영기가 받았죠(웃음). 당시 영기가 4살이었는데, 코코몽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한테는 충분히 어필이 되고 있었어요. 아들은 저를 ‘코코몽 아빠’라고 부를 만큼 자랑스러워하고 우상처럼 생각해줬어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를 만들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컸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었으니까요. 다행히 점박이는 초등학생인 딸 아이의 눈 높이에 맞는 영화라 그런지 이제는 전세가 역전됐어요. 딸이 많이 좋아해요.


아빠의 직업(영화감독 및 제작자)에 대해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많죠?
그럼요. 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만들고 작업하는지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나도 애니메이션 만들고 싶어요.’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 수업은 제가 따로 해주고 있어요.


그럼 제작을 하거나 촬영이 있을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간 적 있으세요?
음… 네, 있어요. 주로 더빙하거나 후반 작업할 때 많이 데리고 다녔어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제가 일을 할 때는 애들을 회사로 데리고 와요. 그런 다음 마음껏 회사에서 놀도록 방치(?)합니다. 하하.


그러셨구나. 평소에 많이 바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따로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편인지 궁금해요.
웬만하면 저는 토요일하고 일요일은 우리 아이들하고 보내려고 해요. 그게 제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그냥 아이들이랑 놀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 들어요. 와, 모범적인 좋은 아빠시네요! 에이, 그렇진 않아요. 그냥 아이들하고 같이 노는 건데요. 뭐.


그럼 주로 애들이랑 뭐하면서 놀아주세요?
에버랜드 같은 놀이동산도 자주 가구요. 또 제가 개인적으로 리조트를 되게 좋아해요. 화려하거나 비싸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리조트나 호텔 같은 곳이요. 주로 지방에 이런 곳이 많잖아요. 그래서 아이들 데리고 그런 곳을 한군데씩 다녀보는 거예요. 주중에 아내는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느라고 너무 힘들었으니까, 주말에는 제가 책임지고 애들을 다 데리고 다니죠(웃음).


스스로를 백 점 만점에 ‘몇 점짜리 아빠’라고 생각하세요?
전 빵점, 아니 0점이요. 애들을 이렇게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뭘 주겠다라는 생산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냥 같이 노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아빠로서는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겸손 하신 것 같아요~ 하하. 아닙니다.


# 2.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의 대화, 소통을 꿈꾸다


감독님에게 아이들은 어떤 존재인가요? 자랑 좀 해주세요.
아이들은 제 에너지의 원동력이에요. 음,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옛날에 영화를 만들 때는 한창 겉멋이 든 상태로 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잘났다는 걸 세상에 보여 줄 거야.’하는 식의 겉멋이었죠. 영화를 통해서 마치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메시지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우리 아이들한테 필요한 얘기가 뭘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거든요. 이런 모든 것들이 다 아이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제 자신 뿐 아니라, 작품에까지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게 우리 아이들이니까요.


코코몽이나 영화 점박이처럼,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좋아하는 것을 작품으로 만드셨잖아요. 원래 이런 쪽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관심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 일을 자연스레 하고 또 하다 보니까 재미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하게 된 거죠. 


그럼 아이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는 아빠이자, 감독, 제작자로서 본인 작품의 가장 큰 핵심은 무엇인가요?
음… 옛날에는 아빠가 집에 오면 애들이 ‘아빠~~’하면서 살갑게 안겼었는데 요즘엔 제가 집에 들어가도 컴퓨터나 핸드폰만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이 전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큰 애 같은 경우는 이제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고, 작은 애는 이제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지금 우리 애들만 봐도 아빠랑 대화하거나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시들시들하죠. 일부러 주말마다 아이들을 강제로 끌고 다니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웃음).

아직까지는 강제적인 게 통하고 재미있어할 나이지만 아마 2, 3년만 더 지나면… 진짜 이렇게 서로 대화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질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 대화의 요소라는 게 제 작품의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점박이에서는 공룡을 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잖아요. 대화할 수 있는 매개체가 생기는 셈이죠.

그래서 살짝 예상하는데, 제 작품이 가면 갈수록 연령대가 높아질 것 같아요. 우리 애들에 맞춰서요. 만약 큰애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중학생 또래들에 맞는 영화를 찍을 것 같고, 대학교에 들어가면 대학생들에게 맞는 영화를 찍을 것 같아요(웃음). 소통하기 위해서요.


아이들로 인해 가장 행복할 때와 속상할 때는 언제였는지 말씀해 주세요.

음... 제일 행복할 때는 애들이랑 같이 놀면서 시간 보낼 때예요. 그리고 애들이 아빠를 좋아할 때랑 아빠의 존재감을 느낄 때도 많이 행복하죠. 속상할 때는 좀 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미디어가 애들을 빼앗아 갈 때 예요.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푹 빠져있는 아이들을 보면 박탈감 이런 것도 느끼고 그래요.


얼마 전에는 애들이 스마트폰 쓰다가 골병 든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었어요. 특별히 스마트 기기나 컴퓨터 사용에 제한을 두시나요?
주로 아내가 제한을 두는 편입니다. 철저하게 엄마가 제한을 두니까, 오히려 저는 그걸 풀어주는 역할을 해요. 악역은 아내 몫이죠(웃음). 예를 들면요? 애들은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하거든요. 그러다가 아빠한테 걸리면 막 안 하는 것처럼 꾸미는데, 그때 저는 못 본 척, ‘됐어 됐어~ 그냥 해~’ 뭐 이런 식의 역할을 합니다. 하하. 


요즘엔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요. 자녀의 인성 교육에 있어서 감독님만의 철칙은 무엇인가요?
‘인성’이라는 건 철저하게 가정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 인성은 어른들, 즉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부분이죠. 그래서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싸우지 않는다면 그걸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착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실제로도 사모님과 다정한 모습을 보이시나요?
음, 저는 그러진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 옛날에는 우리 부부가 많이 다투긴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싸우는 일이 없어요. 이제는 서로 이해를 다 해주는 거죠. 또 저 스스로도 일방적으로 지는 게 오히려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우리 딸은 아빠가 집에서 엄마한테 져주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면 되게 좋게 생각해요. 그런 부분을 보면서 느끼는 거죠, 매 순간 마다. 그런데 제가 일터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깜짝 놀래요. 가정에서 보던 아빠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지거든요. 일터에서는 제가 항상 대장이고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잖아요. 그러니 애들이 놀라죠. 자기들끼리 ‘우리 아빠가 사장이었어?’ 막 이런 소리를 해요(웃음).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3D’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들었습니다. 영화는 아이들과 함께 보셨나요?
아이들한테는 극장에 상영되기 전에 보여줬어요. 어디서 보여주셨나요? 저희 편집실에서요. 편집실에 조그마한 극장이 있는데, 우리 가족들만 다 모여서 같이 봤어요. 제 1 모니터인 셈이죠. 특히 아들 영기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어요.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집중해서 끝까지 다 보는지, 또 어디에서 좋아하는 지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요. 맨 마지막에는 아이들의 모니터와 코멘트를 작품에 많이 반영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아이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소감이 궁금해요.

영기랑 지현이 둘 다 재미있다고 했어요. 우리 애들은 워낙 재미있는 것도 많이 보고 또 제가 좋은 작품이란 좋은 작품들은 애들한테 다 보여주는 편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재미가 없으면 벌써부터 애들이 안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름 까다로운(?) 아이들인데, 재미있다고 하니까 마음이 좀 놓였고 영기 같은 경우는 ‘끝에 왜 점박이가 애꾸눈을 안 죽여?’ 뭐 이런 코멘트도 덧붙이더군요(웃음).


# 3. 지현, 영기 아빠의 꿈 vs 영화 감독의 꿈


현재 계획중인 다른 작품이 있으신가요? 굿대디 가족 분들에게만 살짝(?) 알려주세요.
지금 ‘브레맨 음악대’라고 해서 제작에 들어간 게 있어요. 2014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점박이는 12세 미만의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았다면 브레맨 음악대 같은 경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펙트럼을 좀 넓혀서 제작을 하려고 해요. 이게 주인공이 고양이, 개, 닭, 당나귀 거든요. 그런데 각자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애들이에요. 쥐를 못 잡는 고양이, 사람한테 짖지 못하는 개, 무거운 짐을 못 싣는 당나귀, 새벽에 울지 못하는 닭. 이렇게 설정이 되어있는데, 자기 극복과 화합을 통해 협동심으로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극복한다는 감동적인 얘기가 주 스토리예요. 교훈적인 내용들이라 아이들한테 더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에 빠져있는 것도 좀 풍자해서 이 안에 다 넣어보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를 보려고 계획 중인 아빠들에게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이왕이면 아이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비법으로요.
비법이라면, 제가 장담하는데요. 아빠들이 타르보 사우루스 라는 공룡에 대해서 조금만 알고 가면 아이들에게 영웅(?)이 되실 수 있을 거예요. 타르보 사우루스는 한반도에 살았던 외국의 티라노 사우루스와 같은 종인데요. 사실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공룡은 티라노 사우루스가 다거든요. 참고로 영화 스토리가 티라노 사우루스랑 타르보 사우루스랑 싸우는 얘기예요. 그래서 아이에게 ‘타르보 사우루스가 어떤 공룡이었단다.’ 라고 살짝 아는 체를 해주면 아이들이 아마 광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아빠가 공룡을 알아~?’ 이런 반응이 의외로 많을 거예요(웃음). 실제로 저도 그랬으니까요. 

 


요즘 감독님과 아이들 사이에 특별한 핫이슈가 있나요?
지금은 아무래도 공룡이죠. 영화 점박이가 아이들과 제 사이를 이어주는 아주 기특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뿌듯합니다. 보통은 아빠랑 아이가 서로 스킨십하면서 몸개그 수준으로 노는 게 다지, 막 어떤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거의 없거든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애들이 얘기를 잘 안 하니까요. 그러면 아빠도 아이에게 맞는 화젯거리를 못 찾게 되요. 저도 그랬어요.

저 같은 경우엔 애들이 좋아하는 관심사를 먼저 얘기해주려고 노력했어요. 보통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공룡, 로보트, 자동차 같은 거잖아요. 이 세 가지는 영원한 아이들의 로망이기 때문에 이거에 대해서 부모가 얘기를 시작하면 ‘자신의 세대와 말이 통한다.’라고 느껴요. 그래서 이야기가 먼저, 더 나오죠. 요즘엔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공룡의 이름을 다 배운다고 해요. 모든 공룡을 다 알고 있으니까, 아빠가 공룡을 주제로 화두를 던지면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생겨나는 거죠.


방금 말씀하신 로망은 아들을 가진 아빠들이 많이 공감할 것 같은데요. 그럼, 딸 지현이와는 어떻게 대화하고 공감하시나요?
우리 딸은, 이제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발견되고 있는 중이에요. 지현이는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해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그림을 화젯거리로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제가 또 그림을 전공했거든요. 그러니까 딸이랑 대화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아주 행복한 케이스죠. 그런데 그림에 대한 얘기도 제가 일방적으로 하진 않아요. 지현이가 느끼기에는 아빠가 잘난척한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 기술이 필요한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빠가, 그림 진짜 잘 그려~’ 이러면서 얘기를 했는데, 벌써 지현이가 반응도 시큰둥하고 그 다음부터는 그림도 안보여주고 얘기도 안하더라구요. 자기가 생각할 때는 아빠한테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거죠. 그래서 한 3년 전부터는 아빠는 그림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계속 얘기를 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자기 그림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자기가 그런 것들을 책으로 만들어서 반 친구들한테 팔아요. 그렇게 돈을 벌더라구요 얘가. 그래서 제가 ‘기특하다~’ 그랬죠. 하하.


지현이가 아빠한테 의지하는 게 남다를 것 같아요. 든든한 조력자가 있어서요.

요즘 아이들도 그렇지만, 우리 지현이만 해도 작품세계가 너무 틀리기 때문에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뭐라고 조언하지 않는 편이에요. 세계관이 너무 틀리거든요. 또 이 부분만큼은 존중해주고 싶구요.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저는 이런 걸 평가하려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부러 그림 그리는 수업이나 특정한 틀에 빠질 수 있는 수업에는 안 보내고 있어요. 오히려 아이의 틀을 열어주는 교육을 지금 시키고 있죠.


감독님께서 직접 교육을 해주시나요?
네. 애니메이션이나 그림에서 사용하는 특정한 스킬을 가르쳐주는 건 아니구요. 지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거기에 더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어서, 집어넣을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현이와 영기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원하세요?
저는 큰 건 바라지 않아요. 그냥 세상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대신 즐기는 것도 책임감이 필요하니까, 그 책임감을 똑바로 알고 그리고 자신이 즐길 때 남을 배려해서 즐길 수 있는 애들이라면… 그게 최고 아닐까요?(웃음)


마지막으로 감독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아빠로서, 영화감독 및 제작자로서의 꿈이 궁금해요.
제 꿈은 딱 한가지 입니다. 우선, 영화 점박이 같은 경우는 한국영화가 디지털 크리처(Digital Creature)를 자체 제작한 첫 선례로 볼 수 있어요. 앞으로는 이 디지털 크리처로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를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요. 이젠 제가 그 단초역할을 하는 거죠. 우리 아이들 세대가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마, 혼자서 영화를 만드는 1인 감독시대가 올 거예요. 1인 감독시대를 실현할 수 있게끔 기틀을 잘 마련해주고 저도 그런 작품들을 해보는 게 꿈입니다. 굉장히 많은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지만, 언젠가 분명 실현될 거라 믿어요.

미디어가 아이들을 빼앗아 간다는 박탈감은 오늘도 그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다. 그래서일까, 민병천 감독에게 '영화'란 아이들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하나의 작업물이자 삶이라 할 수 있다. 감독이기전에 자녀와의 소통과 대화를 중요시하는 아빠, 민병천 감독.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를 통해 대화의 매개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의 성장속도에 맞춘 영화가 하나씩, 하나씩 완성되다보면 결국에는 모든 숙제를 풀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그의 눈빛과 신념에서 확신을 느낄 수 있었다. 파워레인저를 좋아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 민병천 감독과의 유쾌한 만남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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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굿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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